막차가 떠났어도 돌아가야 하는 이유- 雲谷 강장원
하늘을 지붕 삼고 산을 베개 삼은들
한 갓 무상한 인생살이는
덧없는 꿈이더라만
인연 따라서 가고 오는 그 길 위에
날 저물어 자정인데 막차도 떠나가고
아무리 멀다 한 들
밤을 하얗게 세워 걸어서라도
기어이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썰렁한 내 화실 한쪽에 한 몸 눕힐
좁은 침상 하나면 편안하고
화폭을 펼쳐놓고 화필을 휘둘러
시나위 추임새로 흥 받아 춤을 출 수 있기에
백설이 뒤덮인 설원 같은 화선지 위에
일 죽장(一 竹杖) 화필에 평생을 의지하고
걸음걸음 걸어가는 까닭입니다.
풍성한 중추절을 맞아 행운 가득-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