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무명책보 질끈 동여매고 징검다리 건너건너 학교 갔었지 “갈산”장날 울 엄마 사오신 꺼먹 고무신도 마냥 좋아라 봄이 오면 논둑길 개구리 잡아 냇가에서 호호 구워먹고 찌는 여름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가재랑 송사리 잡고 놀았지 가을이면 학교길옆 밭에 들어가 발로 툭툭 차서 캐어먹던 고구마, 무 논두렁 짚더미 속에 숨겨놓은 고구마 찾아 배고픔을 달래던 코흘리게 시절 밤새 눈이 내린 겨울 아침이면 토끼털 귀덮개 하나로 눈길 해치며 산모퉁이 돌고 돌아 학교 갔었지 눈 감으면 아직도 무지개처럼 다가오는 유년의 꿈조각 조각들 어느새 고향집 굴뚝엔 꿈처럼 햐얀 연기 피어오른다...! 임성훈/시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