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 앞의 아내 ♥ 일요일 오후 낮잠을 자다 문득 선잠을 깼을 때 얼핏 보니 아내가 거울 앞에 앉아 두 손으로 열심히 처진 가슴을 들어 올려보고 있었다 들어올렸다간 놓으면 또 처지는 저 시지프스의 가슴 그걸 보고 난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반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처진 그걸(?) 그렇게 들어올린다고 뭐 올라가나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만유인력(萬有引力)의 법칙에 순응하는 법이거늘 희끗한 아내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마냥 안쓰러워 보인다 허지만 거울 앞에 앉은 나의 아내여 결코 서러워하지는 말지니 처진 것은 그대 가슴만이 아니다 가을날 조 이삭처럼 고개 숙인 나의 하초(下焦).....! . . . -시인/남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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