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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가을이 더디게 온다고 하여도
    남은 햇살 거두지 않고
    푸르는 이파리 위에
    살아온 세월 만큼의
    나이를 새기다가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새기고
    단풍이 들기를 기다리는 그 사람

    사위어가는 계절이 아쉬워
    붉게 타는 노을 속에
    애틋한 마음을 얹어 놓고
    어둠이 내리기 전
    빨간 초를 찾아 불을 붙이면서
    눈시울을 가늘게 적셔도
    귀뚜라미 울음소리 멈추는 시간에
    식어버린 커피를 혼자 마시며
    가을을 닮아 밤을 새우다
    야윈 손으로 아침이슬을 감싸주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꼭 한번.


                                           詩 : 붕어빵
                                         음악 : 붕오빵
                                         사진 : 담양 메타세콰이아 가로수 길(0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