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꽃잎처럼 /이효녕 

마음의 빗금을 그으며 
하루하루 세월 보내는 것은 
머나먼 강을 건너
아무 기약없이 보낸 그대  
그리움으로 기다리는 때문이다  

봄이 가는 날 
강가에 메어놓은 나무 앞에 서면 
내 세월이 어느덧 꽃잎으로 지고  
그 속으로 향기가 물결로 흐른다 

강건너 오색종이가 날리듯 
꽃잎이 새떼처럼 날아가고 
살아갈 날들이 지는 꽃잎 앞에서 
작은 슬픔을 애타게 다독인다 

바람결이 꽃잎에 닿으면 
시간을 거슬러 마음이 흔들릴 때 
어느 작은 내 삶 하나가 젖어 
강 언덕에 떨어져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