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와 백로 
 
사상체질(四象體質)론에 의하면 태음인(太陰人)은 간(肝)이 큰 체질이다.
술도 잘 먹고 체력도 좋은 체질들이다.
 
사업가와 정치인들 중에 태음인이 많다.
 
반면에 태음인은 교도소에도 많이 들어가 있는 편이다.
담력과 체력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사고를 내기 쉽다.
 
소음인(少陰人)은 차분한 성격이라서 의자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
 
고시 합격자들 가운데 소음인이 많다.
 
고시공부는 소음인들이 잘 버텨낸다.
오버를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양인(少陽人)은 순발력이 좋다.
 
방송국과 연예계에 소양인들이 많다.
 
연예인이라는 직종은 소양인에 적합하다.
 
태양인(太陽人)은 기발한 착상과 자존심이 강하면서,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다.
 
기발한 전략가들 중에 태양인들이 많은 것 같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본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 했던 윤동주 시인과 같은 사람도 태양인에 속한다.
 
태양인의 단점은 간이 약해서 술을 잘 먹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네 가지 체질 가운데 대표적인 체질은 태음인과 태양인으로 압축된다.
 
태음인은 까마귀에 비유될 수 있고, 태양인은 백로에 비유될 수 있다.
 
사업과 정치는 까마귀들에게 맞다.
 
사업과 정치를 하려면 우선 술을 잘 해야 하는데, 까마귀들은 폭탄주를 즐기는 타입들이다.
정력도 강하다.
 
새벽 3~4시까지 술을 먹어도 다음날 거뜬하게 버텨낸다. 뿐만 아니라 융통성도 많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다.
 
그러니까 복잡한 현실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백로들은 이상주의자들이 많다.
 
자기의 이상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기꺼이 손해를 감수한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도 자기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결정적인 약점은 술이 약하다는 점이다.
 
백로가 까마귀들 따라다니면서 넙죽넙죽 술 받아먹다가 간경화로 죽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는 갈 일이 아니다.
 
백로는 퇴근하면 곧바로 집에 돌아와서 책을 보고 몸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백로가 까마귀를 욕하면 안 된다.
 
‘겉 희고 속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는 반격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
 
 
 
안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