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도, 기다린다 말하지 말자


이 계절이 가을
지워진 기억들이 초롱초롱 살아나 
홀로 침묵(沈黙)하는 

아무도 모른다 
가을이, 가을인체로
몇 겁(怯)이나 우주(宇宙)를 순회巡廻)할지는 

그렇다, 이 침묵은
내 아니 죽고 해마다 너를 기다려
너의 언어로 번역(飜譯)되기를 꿈꾼다 

꿈조차 기다리자
아니
죽어도, 기다린다 말하진 말자

가을 들녘 서릿발 홀로 부서지면
또 한 해
몽유병(夢遊病)으로 나, 누군지 잊더라도.....


0710.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