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와서 나무가 춤을 추는 건가. 나무가 춤을 추어서 바람

이 오는 건가. 춤추는 나무를 바라보다가 그냥 이 바람을 데려온

게 나무의 춤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보이게 혹

은 보이지 않게 쉼 없이 춤을 춘다. 어쩌면 간지럼을 타는 건지도

모른다.

               고규홍의 <나무가 말하였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