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 平生詩 난고평생시 /金炳淵 / 김병연 (1807~1863) 鳥巢獸穴皆有居 조소수혈개유거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는데 顧我平生獨自傷 고아평생독자상 내 평생은 혼자 슬프게 살아 왔구나. 芒鞋竹杖路千里 망혜죽장로천리 짚신신고 지팡이로 천 리 길을 다니며 水性雲心家四方 수성운심가사방 물과 구름처럼 가는 곳이 내 집이었지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남을 탓할 수도 하늘을 원망할 수고 없고 歲暮悲懷餘寸腸 세모비회여촌장 해마다 해가 저물면 서러운 마음에 슬퍼했다. 初年自謂得樂地 초년자위득락지 어려서는 이른바 넉넉한 집에 태어나 漢北知吾生長鄕 한북지오생장향 한강가 이름 있는 고향에서 자랐다. 簪纓先世富貴人 잠영선세부귀인 조상은 부귀영화를 누려 왔던 사람들 花柳長安名勝庄 화류장안명승장 장안 에서도 이름 높은 가문 이었다 隣人也賀弄璋慶 인인야하농장경 이웃 사람들 득남했다 축하해 주며 早晩前期冠蓋場 조만전기관개장 언젠가는 출세하리라 기대 했건만 髮毛稍長命漸奇 발모초장명점기 자랄수록 운명이 자꾸만 기구하여 灰劫殘門飜海桑 회겁잔문번해상 오래잖아 상전이 벽해처럼 변했다. 依無親戚世情薄 의무친척세정박 의지할 친척 없고 인심도 각박한데 哭盡爺孃家事荒 곡진야양가사황 부모마져 돌아가셔 집안이 망했도다 終南曉鍾一納履 종남효종일납리 새벽 종소리 들으며 방랑길에 오르니 風土東邦心細量 풍토동방심세양 생소한 객지라서 마음 애달팠노라 心猶異域首丘狐 심유이역수구호 마음은 고향 그리는 떠돌이 여호 같고 勢亦窮途觸藩羊 세역궁도촉번양 신세는 궁지에 몰린 양같은 나로다 南州從古過客多 남주종고과객다 남쪽 지방은 자고로 과객이 많은 곳 轉蓬浮萍經幾霜 전봉부평경기상 부평초 처럼 떠돌아가기 몇 해던고 搖頭行勢豈本習 요두행세기본습 머리 굽신거림이 어찌 내 본성이리오 口圖生惟所長 구도생유소장 먹고 살아가기 위해 버릇이 되었도다 光陰漸向此中失 광음점향차중실 그런 중에도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청산하묘망 삼각산 푸른 모습 생각할수록 아득하네 江山乞號慣千門 강산걸호관천문 떠돌며 구걸한 집 수없이 많았으나 風月行裝空一囊 풍월행장공일낭 풍월을 읊는 사랑방은 언제나 비었도다 千金之子萬石君 천금지자만석군 큰 부자 작은 부자 고루 찾아다니며 厚薄家風均試嘗 후박가풍균시상 후하고 박한 가풍 모조리 맛보았노라 身窮每遇俗眼白 신궁매우속안백 신세가 기구해 남의 눈총만 받다 보니 歲去偏傷빈髮蒼 세거편상빈발창 흐르는 세월속에 머리만 희었도다 歸兮亦難佇亦難 귀혜역난저역난 돌아가자니 어렵고 머무르기도 어려워 幾日彷徨中路傍 기일방황중로방 노상에서 방황하기 몇 날 몇 해이던고...
댓글
2008.08.02 10:14:24 (*.105.214.122)
동행
蘭皐(난고) 김삿갓은 이 시를 마지막으로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생이 '나그네'라면 허무합니다.

'순례자'라면 소망이 있습니다.

'나그네'라 생각하십니까?

'순례자'라 생각하십니까?
댓글
2008.08.02 14:35:01 (*.164.182.151)
산이슬

요즘 게시판에 댓글을 달게되면서 전에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도 알게되고 좋은 글과 많은 깨우침을 배우게 됩니다.

동행님께서 난고 김병연 [방랑시인 김삿갓] 시인님 의 시를 올리셨길래
조금 자료좀 찾아 보았습니다.

올해로 탄생 201주년 김병연(1807-1863; 순조7-철종14, 3월 29일 57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
조부 께서 홍경래의 난때 투항한 죄로 집안이 멸족을 당하고 ...
조부께선 반역죄로 능지처사를 당하셨음.
그시대는 연좌죄로 3대를 멸족하는것이 통례였음.

가문에 대한 소상한 내력도 모른체 어머니와 도망가서 살면서
학업에만 정진 (班家의 기풍과 안목을 갖춘 모친으로 부터 글을 배움)
훗날 영월도호부 과거(백일장)에 응시하여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牛天"
이라는 시제아래 장원급제를 하였다.

어머니로부터 집안내역에 대한 일들을 전해 듣고 조상을 욕되게 한 죄인이라는
자책감과 폐문한 집안의 자손이라는 멸시로 인해 20세 무렵 처자식을 둔 채 방랑의 길을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난고 김병연은 죄인의식으로 푸른 하늘을 바로 볼 수 없다 하여
삿갓에 죽장(竹杖)을 짚은 채 방랑생활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 새로운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행님 *
댓글
2008.08.02 15:02:18 (*.27.111.109)
고이민현
동행님과 산이슬님 合作으로 만든
김삿갓의 자서전(?)를 보는듯 합니다.
시를 올려 주신 동행님이과
해설을 자세히 해주신 산이슬님께
감사와 경의를 표 합니다.
겉 할키식으로 알던 김삿갓에 대하여
또 다른면을 알게되서 고맙습니다
댓글
2008.08.02 15:24:28 (*.126.67.53)
尹敏淑
저 또한 이 평생시를 읽으며
그리구 산이슬님의
김삿갓 자료를 읽으며
새로운것을 알게 해준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2008.08.02 15:44:33 (*.105.214.122)
동행
그렇지요.
이슬이님, 고이민현님,

전라도 화순 동복의
전에 유숙했던 집으로 1년여만에
다시 돌아와 그곳에서 생을 마감 했지요.

익산, 상주등
세곳으로 세번이나 찾아와
아버지께 돌아가자는
아들 학균의 간곡한 부탁에도
끝내 돌아가지 않고 금강산
유랑의 길을 떠나고...
화순 동복으로 돌아와
쇠약해져 병으로 죽었습니다.

갈 수없는 고향에
끝내는 죽어서 돌아갔지요.
댓글
2008.08.02 15:43:25 (*.105.214.122)
동행
우리 민숙님도
아직 휴가 떠나지 않으셨군요.
여름감기가 잘 않잡히는데
이제 진정 되었나요?
제발 몸 관리 신경 쓰세요.
너무 자주 아픈 거 같아요.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내 삿갓은 빈 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약평생사십추) 한번 쓰고 나니 평생 쓰게 되었네

牧堅輕裝隨野犢 (목수경장수야독) 초동이 삿갓 쓰고 소 풀 먹이고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늙은 어부의 갈매기와 벗할 때 모습이네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쾌간화수) 술 취하면 삿갓 벗고 꽃나무에 걸어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기분 좋으면 정자에 올라 달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사람들의 의복은 겉치장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비바람 몰려와도 나 걱정이 없구나

자신이 쓰고 다니던
삿갓에 대한 정당성과 삶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지요..

무소유를 강조하고 있는 그의 이런 시(詩)들은
조부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방랑을 하면서 겪은 삶의
희노애락의 경험을 표현한 것입니다.
댓글
2008.08.04 06:01:30 (*.140.42.145)
은하수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남을 탓할 수도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고

一着平生四十秋 (일약평생사십추)
한번 쓰고 나니 평생 쓰게 되었네

비우면 어떠하리~``
흘러가는 물~ 인생인걸
한번 쓴 삿갓 영원히 못 벗는다해도
흘러흘러 가렵니다....

동행님! 글에~
희노애락을 내려놓아봅니다
좋아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무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세요~~♡
댓글
2008.08.04 11:30:59 (*.105.214.122)
동행
은하수님,

特立獨行(특립독행)
자기의 믿음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니

樂天知命(낙천지명)
천명이 있는 것을 알아 여기에 마음을 편안히 한다.

禮記와 易에 나오는 글이지요.
이와같이 살아 간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지요,

자기 자신도 주체할 수 없어 힘든세상의 길을 걸어 가는데
우리는 고통스럽고 고달픈 삶을 살아 갑니다.

더운 여름날 난고의 죽타령이나 들으면서 더위 보내시지요.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랑타죽)
바람불면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면 물결치는 대로

盤盤粥粥生此竹 (반반죽죽생차죽)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며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부피죽)
옳옳은 것은 옳다.그른 것은 그르다 저대로 부치세

賓客摺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손님 접대는 가세대로 하고

市井賣買歲月竹 (시정매매세월죽)
시정 매매는 시세대로 하며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모든 만사가 내 마음 대로하는 것만 못하니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그렇고 그런세상 그런대로 살아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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