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내가 그대에게 들려 주고 싶은 소리는
웅장한 음악이 아닙니다.
깊은 밤 창을 열면 들리는
아련한 빗소리 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은
유유히 흐르는 강 줄기가 아닙니다.
산골짜기에서 솟아 나는 작은 옹달샘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은
한 그루 나무가 아닙니다.
이 가을, 가지 끝에 달린
작은 열매 몇 개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인생의 지혜가 아닙니다.
아침에는 꼭 밥을 먹고 밤에는 이를 닦고
잠자리에 들라는 것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받고 싶은 것은
멋진 자동차가 아닙니다
나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작은 머리핀 하나 입니다.


 

내가 그대를 만나고 싶은 곳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닙니다
동네 어귀 어린이 놀이터의
낡은 벤치 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는 힘든 말이 아닙니다
언제나 쉽게 떠오르는 '보고싶다'는 말입니다.


내가 그대와 같이 가고 싶은 곳은
바다 건너 먼 여행 길이 아닙니다
동네 뒷산에 있는 작은 약수터까지
손잡고 함께 걷는 것 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성공하고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부드럽고 따뜻해지는 모습입니다


사랑은 때로 바보 같습니다

 

서로 대화가 없이 사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아내가 심호흡을 들이키고
퇴근하는 남편을 두 팔로 넓게 벌리고
학교에서 다녀온 아이를
안아주듯 덮썩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따뜻하게 덮힌
물을 대야에 담아
무뚝뚝한 남편의 발을
닦아 주었습니다.


왜 이래?" 였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렇게 했습니다.
참으로 아내의 사랑은
바보같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게면쩍게 무엇인가
뒷짐에 숨겨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소담한 장미꽃 한 다발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어린 아이들처럼
서로 바라보며 정말 오랜만에
이야기의 꽃을 피웠습니다.

사랑은 때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사랑은 때로 바보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열매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십시오.
조금만 더 인내하십시오.
조금만 더

그 용기와 인내로 사랑하십시오.

바보처럼 사랑하여 보십시오.
그 사랑의 대상이 누구이든지
그 사람은 오래지 않아
여러분에게 환한 천사의 얼굴로
다가올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