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거림에 대하여 / 고재종


너를 만나고 온 날은, 어쩌랴 마음에
반짝이는 물 비늘 같은 것 가득 출렁거려서
바람 불어오는 강둑에 오래오래 서 있느니
잔 바람 한 자락에도 한없이 물살치는 잎새처럼
네 숨결 한 올에 내 가슴 별처럼 희게 부서지던
그 못다한 시간들이 마냥 출렁거려서
내가 시방도 강변의 조약돌로 일렁이건 말건
내가 시방도 강둑에 패랭이꽃 총총 피우건 말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