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寂 明 김 용 희

빛바랜 원고지
작은 글 한 구절이
오늘은 더욱 슬프게 합니다
뿌연 종이 위에
색 바랜 임에 흔적

무정하게 떠난 사람
그리움만 주고
마음속 그 사랑
가셨나 봅니다

슬퍼도 울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는

그대 나
멍들은 두 마음 두 가슴에
타다 남은 숯 덩이
까만 글이 되어서
임과 나의 마음
흔적을 남긴 채

오늘도
당신이 보고파 지면
하얀 종이 위에 몸을 기대고
멍하니 그임을 그려봅니다

사랑합니다
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