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날에

청하 권대욱

산그림자 희미하더니만 이제는 비가 내립니다.
하얀 구름이 무엇이 슬펐던지 이제는 눈물을 보입니다.
그렁 그렁하던 눈동자에는 이제는 슬픔이 남습니다.
하늘가를 처다보며 살짝 고개를 돌립니다.
남은 것은 작은 잎새 하나, 그리고는 없었습니다.
흔적만 남긴 구름이 하늘가에 홀로 있습니다.

푸른 강물에 담으려던 그 흘러간 구름은
어제는 그리도 그렇게도 아름다웠건만
서산에 해 너머갈 때부터인가 보이지않았습니다.
나팔꽃도 어제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관악산 그림자를 처다보는 그 물빛 안개는
아무도 없는 저 하늘가에 멤돌고 있었습니다.

천의무봉 나래옷이 그리도 아름다운데
잠자리는 무엇이 아쉬워 아직도 저리 헤메는지
쉼없는 나래짓에 나는 그저 바라만 봅니다.
흩날리는 담배연기의 뽀오얀 속살은
세월이 부끄러워 자취를 숨겨버립니다.
빗줄기를 헤치며 풀어헤친 마음을 남긴채,

이제 무엇을 찾으려고 하였는지 생각납니다.
그것은 하늘가에 숨어있는 내 그림자였습니다.
다만 아직은 그대 사랑에 눈이 먼 처지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을 따름입니다.
그 사랑이 떠나고 나에게 아무도 없을때
나는 혼자서만 비 내리는 하늘가로 걸어보렵니다.

산그림자에는 지금도 물빛이 가득합니다
늘 잠자리의 날개빛이 빛날때를 찾아보건만
비 내리던 날에는 자꾸만
그렇게 내 마음속에 그림자가 채곡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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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열나흩날 관악산하.. 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