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백홍수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혼자임을 느낄 때

그 길을 따라
흘러가는 그 곳에서
또 다른 나와 대면할지도 모를
가을을 즐기리라.

부스럭 부스럭
낙엽 밟는 소리,
가슴에 스며들어 따라 밟으면
이끌리는 하이얀 손 가운데로
하늘색 사랑을 담아
피어오를지도 모를
가을을 즐기리라.

은빛 연어의 날개 짓,
호숫가 근처 가장자리
빈 의자에 살며시 앉아보면
넌지시 다가서는 그림자 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으면
잡힐지도 모를
그런 가을을 즐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