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객만정(秋客萬情)

淸河 權 大旭


강나루 희미한 불빛이 아련하건만
미사리 산그림자 달빛에 서리고
낯선 곳이 이곳에선 그마져 희망인가
아이 새근거림이 어버이맘 조리고
그 옛날 어버이 그 맘이 이러하다니
시월 상달에 미어지는 가슴만 깊어가네.


망우리 재너머 긴 배밭에는
아무런 흔적없는 외진 가슴 부여잡고
갸냘픈 내 아이 초롱이는 눈망울
내 맘속이 찢어져도 웃음은 피리라.
먼 시절에 뉘가 이를 사랑이라 하였누
갚아주고 빌려주니 내 인생일세라.


창가엔 희미한 볓 빛이 밤하늘 적시고
창백하니 처다보는 내 아이 살결에
스칠듯 스칠듯 아련한 그림자
불현듯 무처리쳐지는 이 밤에
어린시절 어머니 품속마져 그리워지고
다시 내 맘은 은하수 긴 강가로 다가선다.


희망이라는 건 웃음을 말한다던데
새 삶이라는 것은 원래 없었건만
번데기 우화되듯 우리삶도 그러할것이건만
늘 내 가슴엔 번뇌만이 춤을 추네
놀란 가슴 다독이며 이 밤을 홀로 울지만
가을 나그네는 오만 마음에 헤메인다.


낯설은 구리시(한양대병원)에서 밤을 보내며.........
작년 가을에 큰 아이 병원에 있을때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