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백/손옥희


강가 기슭에서
흔들리는 고요를 가르며
열정의 시를 짖는
억새의 고독을 듣는다

단풍잎 처럼 타오르지도
국화꽃처럼 환한 미소도 없지만
한겹씩 자신을 비워
겸허한 발걸음으로
천상을 향한 애절한 고백

타오르다 스스로 소멸하여도
비로소 자유을 느끼며
저물녘 강가에서
그리움의 불씨를 드리운채
마지막 가을의 긴 여운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