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봄
    
     
    
    봄이 오는 소리도 모르는체
    그리움도 사라진 줄 알았다

    쫓기듯 살아온 세월들이
    풋사과같던 꿈들을 먹어 버리고
    결박당한 삶들은
    낙엽처럼 쓰러질것만 같았다

    중년의 나이에  들어
    거울 속으로 들어가 보니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는
    아쉬움들이  묻어나지만
    그래도 가슴에는
    첫사랑의 느낌처럼
    설레이는 그리움이 있다

    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
    비 오는 날에는 문득 찾아가
    술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
    바람부는 날에는 전화를 걸어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

    봄이 오는 지금 공원에 들러
    손 잡고 걸어 보고 싶은 사람
    그리움이 죄만 아니라면
    밤새 그리워하고 싶은 사람

    중년의 가슴에 소리없이 들어와
    날카로운 그리움을 알게 해 준
    미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