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용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 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발, 맨손으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 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 꺼이 울며 생각도 해 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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