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좋죠? / 정진희


나 지금 사랑을 하고 있나 봐
아침이면 쪼르르 달려오는 기다림이
밤새 창밖에 머물던 향기를 깨우고
연둣빛 새들의 노래가
햇살 안에 가득해

분명 그대는 내 사랑인데
가슴에 뭉쳐진 그리움 허물어져
무척 슬픈 얼굴로 날 감싸
허전한 마음엔
보고싶다는 눈물만 기웃거리고

하루종일 흔적 앞에 서성이다
낡은 가로등 아래 앉아있던

마른 가슴에 힘없이 돌아서는
나를 본적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