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는 글 :  조오기서 누구 누구가 결혼 합니다. ......
전화 : 응, 조카님 ? 연산 아저씨야. 오늘 어머님이 별세 하셨거든 ...
메시지 : 동기생 아무개 장남 결혼...
메시지 : 동기생 누구 부친상 ...
그래, 만나고 영영 이별하고 그런 날들이다 ......
중년의 책상에, 전화기에는 꽃 피더니 찬 비 후드득 거리는 노상 그런 날의 연속이다.

정성껏 봉투를 쓴다. 축 화혼 부의 근조 .......
붓끝을 잘 다듬어서.
설령 이 봉투가, 접수하는 이들의 손에서 알맹이만 뺏긴 채 구겨지더라도
정성껏 써 본다.

내가, 혼자 살아 온 것 아님에, 그리고
혼자 살아 갈 것 아님에 넥타이를 맨다.
축하를하고 조의를 표하고 잘 살라고 해주고 얼마나 망극하냐고 슬퍼해 주고
그렇게 봄날이 간다.
낙엽, 곧 지겠다. 2006/04/21 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