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 김 재진


말이 씨가 된다.
불행을 예감하는 한 톨의 씨도
내 입 통해 뿌리지 말기를
말끝마다 어머니는 당부하셨다.

서로를 위로하는
덕담을 주고받기에도 모자라는 시간
인생은 짧고 예술은
허망한 삶보다 더 짧다.

지금 벼랑에 서 있는 나의 인생이
위태하다 한들 순간일 뿐
씨가 되는 말을 위해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미소짓는다.

말의 씨는 뿌리기 쉬워 좋고
미소 또한
한 푼 들지 않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