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김영재


만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다면

이미 나그네가 아니다.

덧없는 짝사랑의 소유자일 뿐

정처없이 떠나는 바람이 아니다.

나그네는 어둠에 기대지 않으며

사랑의 쓸쓸함에 물들지 않는다.

길은 언제나 열려 있고

사랑은 예고없이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