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 년 전 쯤? - 딸 아이 유치원 다닐 때,
'국민투표' 철이 되었다.
식구와 나는 '비슷한' 소견 이었기에 ☆ 후보를 찍어 주자고 약속을 했었다.
지금이사 그런 것 볼 수 없지만, 그때만 해도 선거철이면 선물도 마구 흘러 댕기고, 술자리도 넘실 거렸다.
우리네라고 예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는 건 먹고, 바로 찍자 !"  - 남들 다 받는데 우리만 안받으면 억울한 듯 ㅎㅎ

드디어 투표일, 투표장 까지 같이 가서 식구와 딸아이는 같이, 그리고 나는 혼자 기표소에 들어 갔다.
나는 소신대로 ☆ 후보에 기꺼이 투표 !
출구에서 만나서, 집에 오는 도중에 식구에게 물어 봤다.
"당신 ☆ 찍었재?"
"그래~ 찍었어......" - 답이 좀 션찮다.
"**아, 엄마가 몇 번에 동그라미 하더노 ?"
"엄마는 ★에 동그라미 했어요." - 애들은 거짓말을 안하거든.
"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배신자 !"
"내가 와 배신자고 ? 내 성은 "배"씨 아니걸랑 , 히히히히..."
"웃지 말고, 와 거기 찍었노?"
※ 사연인즉, 투표 전날 밤, 우유 투입구로 부스럭 거리며 몇 만원이 든 봉투가 들어 오더란다. ★ 후보 측으로 부터.
    그래서, 고민을 많이 많이 하다가 '마음고쳐먹기"로 했다던가, 원 ~
이 이야기는 선거철만 되면, 우리 집에서 회자 되곤 한다.
"당신 같은 유권자들이 민주주의 갉아 먹은거야, 돈 몇 만원에 ... .."
"아이구, 청백리 집안 아니랄까봐, 내 양심상 받아 묵고 안찍어 주는 거는 더 못하겠더라......"


이제 또 선거철 !
딸내미도 두 번째 참정권 행사 하는데,
슬며시 윽박 질러 본다.
"**이 니, ☆ 번 찍어라, 알재? 엄마 하고 나하고는 합의 봤다. ☆ 찍기로..."
"그런게 어디 있어요 ㅎㅎㅎ, 그런데, 엄마가 이번에도 다른데 찍는다 해도 아빠가 확인할 수 없잖아요, 어쩌신대요?"
"흐흐~ 내가 누구냐. 엄마 한테 디카 가져 가서 찰칵 찍어 오라 카지 ㅎㅎㅎ. 그람 꼼짝 없지뭐."
"이번에는 배신 안하께 ㅎㅎㅎ,  약속은 약속이지 ."

안지켜도 그뿐인 약속 이긴 하지만, 낮에 배달 되어 온 선거인 명부와 번호표를 보니
좀은 우스운 옛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