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가 / 도종환


어제 낮엔 양지 밭에 차나무 씨앗을 심고

오늘 밤엔 마당에 나가 별을 헤아렸다

해가 지기 전에 소나무 장작을 쪼개고

해 진 뒤 침침한 불빛 옆에서 시를 읽었다

산그늘 일찍 들고 겨울도 빨리 오는 이 골짝에

낮에도 찾는 이 없고 밤에도 산국화뿐이지만

매화나무도 나도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