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기억하나요?

이름모를 깊은 계곡
시리도록 맑은 물 속에
한 마리 산천어 고고히 헤엄치던 모습
당신....기억하나요?

산 허리쯤에 누가 볼세라
조용히 물 구비 감아 앉힌
맑디 맑은 작은 못을
당신....기억하나요?

봄 깨우려 살금 살금 숲길을 적시던
수 없는 은 빛 음표들.....
물 위에 부딛혀 노래가 되었었지요.

비 의 노래가
외로이 헤엄치는 저 물고기에게
친구라도 되어 주었다면
짝 잃은 슬픔은 계곡따라 흘러가버릴텐데.....

하얗게 눈 부신 팔...
투명한듯 가녀린 그대 손가락
그대로 맑은 물에 담그니.......
한 마리 산천어가 될것만 같았지요.

그대 지금 저 물속에
외롭던 산천어의 친구가 되었나요?
그 날처럼 봄비는 슬프도록 우는데
계곡물은 오늘도 시리도록 맑은데....

두 마리 물고기는 이제 외롭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