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이 한 마디로는 다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은
그 동안 우여 곡절을 겪은 끝에 여러 번의 감독 경질과 힘든 예선을 거치고
출전한 월드컵에 걸었던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U.N.의 부러움까지 받을 정도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지구촌 최대의 이벤트인
월드컵은 아직도 우리에겐 조금 낯 선 축제이자 서양인들의 파티같은 분위기입니다.

도시 국가의 역사적 뿌리가 남아있는 유럽에서 시작된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가장 많은 선수와 팀이 있는 범 세계적인 스포츠가 되어있는것이 현실입니다.
종주국인 영국은 아직도 예우 차원에서 4 개의 내셔널 팀이 출전하는 특별대우를 받고있고,
국제 사회에서 FIFA 회장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할 정도입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축구 대표팀이 4년 마다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태극기를 단 작은 배를 띄운지도 반 세기가 넘었고, 몇 장 되지않는 출전 티켓을 놓고 벌이는
그야말로 치열한 지역예선을 거쳐서 본선에 오른 것도 이번 대회가 일곱 번 째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 대부분이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고 월드컵이 단순한스포츠를 넘어서
글로벌 경제시대에 있어서 국가 경쟁력의 일부를 담당할 정도로 영향력있는 운동 경기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인 2002 한.일 공동 월드컵 때 였습니다.

거스 히딩크라는 구세주는 잠 자고있던 우리의 가능성을 깨워 내 어떻게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를
온 국민들에게 눈으로 확인시켜 주었고,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에게는 없는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
그 들과 싸워 이길 수있는 방법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들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또 한,자존심을 넘어 자만까지도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든 유럽 국가들의 기라성같은 축구 천재들과
그 들의 자만심을 오히려 격려 해주는 축구 팬들,그리고 국가적 지원 시스템의 풍토 속에서 촌 닭처럼
구경만 하다가 그 들만의 파티로 끝나는 월드컵이 아니라,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이름을 그 들의
의식 속에 각인 시켜줄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주인공으로 인정 받아야 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끝 난 후에도 히딩크 감독은 박 지성, 이 영표 같은 한국 선수들을 통해
어떻게 유럽 무대에서 성공 할 수 있고 그 들에게 진정한 팀의 일원으로써 당당히 인정 받을 수 있으며,
어떻게 그 들과 같이 축구를 즐기는 파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4년 전 우리에게....유럽과 남미 축구의 선진 시스템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오랜 지도자 경험을 통해
축구 감독으로써 자신만의 신념과 선수 지도 노하우를 팀의 성적으로 여실히 보여 준 거스 히딩크.
우리는 뛰어난 지략가이자 끊임 없는 도전자, 축구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모험을 즐기며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한 외국인 축구 감독과의 꿈 같았던 짜릿한 희열을 이제 잊어야 합니다.
그 가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는, 단 한번의 영광스런 세계 4위의 성적이라는 망령에 빠져 있지 않기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들을 한 가지씩 차분히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번 월드컵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히딩크의 교훈을 되 살려줍니다.
우리는 어떻게 축구 저변 확대와 국내 리그 활성화를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추구해야하며
대표팀의 고질적 문제점 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오로지 올림픽 메달이나 월드컵
성적을 위한 축구가 아니라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한 발자욱씩 한국 축구의 위상을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우쳐야합니다.

축구는 골로 승부가 결정나는 경기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기에도 룰이 있고 심판이 있고 주최측과 운영 조직이 있습니다.
하물며 FIFA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 마케팅 시장과 가장 거대한 국제적 조직을
장악하고있는 또 하나의 거대한 사회입니다.
그렇게 복잡하고 미묘한 조직이 개최하고 운영하는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의 선전과 분투 만으로 경기 결과를 기대한다면,
더 이상 심판의 판정시비 같은건 꺼내지도 맙시다.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 참여해서 심판들과 주최국의 횡포를 번번히 당하면서도
우리의 권리를 뺏어오지 못하고 울분을 삼켜야만 했던 지난 경험들이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주었음에도 안일하게 대처해온 관료들의 행태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심판 판정에 대한 왈가 왈부는
그라운드에 쏟아부은 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킬 뿐입니다.

축구는 그저 많은 구기 스포츠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나 골 결정력 부족, 전문 스트라이커의 부재,
심판의 편파 판정같은 문제를 올려놓고 한 숨만 쉬고 있기보다는, 아직도 정확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스포츠는 그냥 스포츠일 뿐이라는 전 근대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들과,
한 국가의 정부가 원하든 원치않든 월드컵은 이미 단일 스포츠 치고는 그 국가의 대표성을
어느 국제경기 보다 가장 크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무감각하게 보고만 있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우리는 더 심각하게 비판해야만 합니다.

월드컵은 이제 올림픽 이상의 국제적 스포츠 행사이며 월드컵을 통한 각 나라들의 경제 활동은
국가 전체의 경제에 적지앟은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되어있습니다.
다행히 한국 축구는 많은 발전 가능성과 함께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모습등을 통해
축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열정을 세계인들에게 깊이 새겨주었습니다.
밤을 새워가면서 태극 전사들을 가슴으로 응원해준 국민들과
그 뜨거운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혼신의 힘과 투혼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자랑스런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2010년 에 아름다운 결실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관계자들의 새로운 시각을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