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들은 빗줄기 되어서...



      두고 온 길이 캄캄해질 무렵이면
      비내리는 거리에 서서
      밤 늦도록
      잠들지 못하는 가로등을 바라보며

      가만가만 가슴 기울이면
      고단한 몸 퍼덕이는 영혼들의
      낮은 몸짓과

      숨죽여 젖은 세월을 빠져 나가는
      그리운 이름들도 보인다네

      그렇게 빗줄기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물목마다
      다시 아침이 찾아 올 테고

      돌아보면
      아파하면서 사는 일
      함께 젖어 가는 일도 축복이거니

      그리운 것들은
      이 밤 내
      스스로를 낮추어 빗줄기 되어서
      저렇듯 강물로도 만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