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황동규


오래 살던 곳에서 떨어져내려
낮은 곳에 모여 추억속에 머리 박고 살던 이파리들이
오늘 아침 은(銀) 옷들을 입고
저처럼 정신없이 빛나는구나.
말라가는 신경의 참을 수 없는 바스락거림 잠재우고
시간이 증발한 눈으로 시간석을 내다보자.
방금 황국(黃菊)의 성대(聲帶)에서 굴러나오는 목소리.
저 황금 고리들, 태어나며 곧 사라지는
저 삶의 입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