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나명욱


우연이 필연처럼 운명처럼
내가 걸어가는 곳 어디에도
그 또한 환한 웃음으로
굳이 나를 의식하지 않아도 서 있는

가끔은 나를 보고
그만의 특유한 고운 미소를 보내줄 줄 알고
따뜻한 말 한 마디
'안녕' 하며 손 한번 흔들어줄 줄도 아는 친구

내가 마음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듣기 좋은 말만 골라할 줄 아는
슬기와 지혜 여유롭고도 느긋한
다소 넉살 좋은 성격이 되지 못하기에
그 또한 그러하기를 원하지 않으며

묵묵히 그저
서로가 행복해지기를
가슴으로나 조용히 기도하면서
변하지 않는 시선으로
자신을 지키듯
쏜살 같은 이 세월 속에 한 줄기 소나무처럼
꿋꿋하고 붉고 청청한
참고 인내하여 더욱 두터워지는
기다림을 알아 언제 어디서나 다시 만나도 반가운
오래도록 영원할 수 있는
맑은 심성을 가진
그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