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이맘때쯤 되면 아련한 추억이 하나 떠오릅니다.
지금은 목우회 회원이시고 서울과 안양에서 많은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는 저의 고향마을 1년 선배이신 소리(서양화가 소순희 )님과 중.
고등학교를 한집에서 같이 자취생활 하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
들었던 추억입니다.

문방구에서 캔트지를 사다가 곽대기 장판위에 깔아놓고, 붓 씻을
물을 주황색 바가지에 가득 떠다 놓고서 큰 붓으로 포스타 칼라를
찍어 밑그림 색상을 칠했었는데 밑부분은 어두운 색으로 칠하고 위
로 올라 갈수록 청색과 회색을 혼합한 하늘색과 흡사한 옅은 색으
로 칠하여 말린 다음에 잣대를 대고 가로 약 5-6cm 세로 약 18cm
정도의 크기로 잘랐는데 매년 12월이면 소리 선배하고 그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저도 척척 해낼 수 있었습니다.ㅎㅎ

그렇게 정성들여 자른 재료에 눈쌓인 언덕위에 있는 교회를 향해
연인이 손잡고 걸어가는 그림을 소리선배가 예쁘게 그려 넣었습니
다. 다시 바깥 표지에 그 그림을 붙이고 그 아래에 "Merry christ
mas" 멋지게 쓰고 난후에 연두색이나, 연분홍색, 연한 하늘색의 속
지를 잘라 다시 그 안에 붙이면 카드가 완성 되었었지요.
때로는 소리선배의 솜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우리는 그런 카드를 문
방구에다 갖다 맡기고 위탁 판매를 하여 맛있는 호떡이나 핫도그와
과자 등을 사먹기도 했었답니다.ㅎㅎ

지금은 카드를 만드는 것을 유치원에서나 간혹 볼 수 있고 옛날처럼
그렇게 정성을 쏟아가면서 카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뿐더
러 연하엽서를 발송하는 분들도 많지 않으시고 상당히 삭막해진 것
같습니다. 몇년 전부터 연하엽서도 발송하지 않고 있는 저이기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 어릴적 카드를 만들
었던 그 정성과 같은 따스한 마음을 담아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냅니
다.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밝아오는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가정
에 행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