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냉이/최문자


모래 속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모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심장을 말려왔는지.

내 안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말려왔는지.

전에는 겹 백일홍이었을지도 모를

겹 동백이었을지도 모를

꽃잎과 꽃잎 사이

모래와 모래 사이

나와 그 사이

그 촘촘했던 사이.

보아라, 지금은 손이 쑥쑥 들어간다.

헐거워진 자국이다

떠나간 맘들의 자국

피마른 혈관의 자국.


모래 속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모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심장을 말려왔는지.

내 안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말려왔는지.

전에는 겹 백일홍이었을지도 모를

겹 동백이었을지도 모를

꽃잎과 꽃잎 사이

모래와 모래 사이

나와 그 사이

그 촘촘했던 사이.

보아라, 지금은 손이 쑥쑥 들어간다.

헐거워진 자국이다

떠나간 맘들의 자국

피마른 혈관의 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