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 박동월


바람이 깨워서 눈을 떴습니다
슬그머니 넘어온 바람이
이른아침 몸을 간질이는데
그 감미로운 애무에
넘어갈 재간이 없었습니다.

어느 깊은 가을
당신의 귀엣말을 듣는 듯
그렇게 달콤한 모닝콜을 들었습니다.
탐욕에 젖었던 내마음도
잠시 떼어내어
저 바람에 행구고
못 볼 것을 본 내 눈일랑
잠시 빼내어 새벽 하늘에
담갔다가 끼워봅니다.

계절의 순환이 예사롭지 않던 날
순간순간 영원을 살고 있는 걸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