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채운 일기

글/이병주

밤이 찾아온다.
다 그리지도 못했는데
어스름 그림자 기울어지면서

어설픈 그림으로
색채조차 채워지지 못한 채
그냥 하루는 지나가버린다.

먼저 그린
풀 나무는 머쓱한 모습으로
주위를 채워주길 바라고 서 있고

그리지 못한 여백은
애 터지게 몸부림치며
그려질 내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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