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도 나이테가 있는지.....
      
      
      
      유난히 햇살이 눈 부신 가을 
      고운 낙엽을 머리 위에 올려놓으며 
      온가을을 줍던 추억이 
      먼 세월 지난 지금에도 같은 무게로 그리워집니다
      살폿한 미소와 목소리, 나부끼는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모습까지 
      이제 방금, 눈앞을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 한주먹도 안되는 
      흰서리 덮혀가는 앙상한 가슴에도 
      그리움의 나이테는 자라는가 봅니다 
      마땅히, 잊지 않으려 한 적은 없지만 
      두 겹 세 겹으로 누에고치처럼 틀어 앉아 있는 게 있습니다 
      
      그로 인해 막힌 곳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허물어진 곳도 있었겠지만 
      이 가슴이 참, 무던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 많은 걸 몸으로 견뎌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 세끼 밥은 찾아 먹었으니요 
      저 산만큼의 무게를 훨훨 날려버리고도 싶지만 
      고우면 고운 대로, 미우면 미운 대로 제몫을 한 것이라 
      그래도
      그 지독한 그리움의 홍역만은, 꼭
      나 혼자만 껶었기를 비는 마음도 이상합니다 
      
      아마 그건 
      비내리는 깊은 밤이나, 몸살이라도 심한 날이면
      가슴 속에서 가끔씩 
      그리움 혼자 돌아눕는 기척이 안쓰러워서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이 나이에 
      굳이, 엉컹퀴 같은 기억들을 담아둘 게 무에 있습니까 
      허지만
      흘러간 세월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걸르고 바래느라 
      이 계절이면 시도 때도 없이
      강가의 물결처럼, 저 홀로 
      왈칵, 밀려오는 그리움이 시리다는 생각
      왜 아니 들겠습니까만..... 
      
      
      0709.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