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우리집 텃밭에는 아름드리 넓적 감나무 한 그루와  사립문 옆에  똘감나무 한그루
         가 있어 감이 많이 열리면 가지가 찢어질 정도여서 아래서 받쳐주어야 할 정도였다.  

         가을이 되어 홍시감이 익어가면  맛이 덜 들었어도 한 두개 따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기도
         하고 ,  제법 맛이 들때쯤엔 새끼줄을 길게 주전자나 양동이를 묶어  감나무에 올라가 가지
         에 매달아 놓고 먼 가지에 있는 홍시는 대나무 끝을 쪼개서 만든 간짓대를 사용해서 홍시를
         따고 가까운  위치에 있는 감은 손으로 따서 호주머니에 몇개씩 넣고 다시 양동이에 넣고 하
         면서 감을 따기도 하고,  감나무 아래에 있는 동생들한테 감을 던져주면 받기도 하면서 감을
         땄다.

         때로는 감나무에 올라가서 튼튼한 가지에 기대거나 겉터 앉아서  무려 10개가 넘게 홍시를
         먹고 했었는데  감홍시를 따서 감나무 위에서  여유있게 먹는  그 순간이야 말로 가을이 주는
         여유와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몇일전에 시골집에 가서  몇년전에 심어놓았던 단감나무 2그루에 올해는 홍시가  많이 생겨
         감나무에 올라가 홍시를 따면서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홍시를 먹는데 왜그리 맛이 있었
         는지 모른다.        

         이맘때쯤 늦가을이 되어 홍시가 많이 나오게 되면 그것을 따서 어머니께서는 우리들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한접이 100개인데 10깨의 운수를 더 따서 꼭지를 가위로 예쁘게 잘라내고 하얀 양
         은 다라이에 차곡차곡 담아서 머리에 이고 집을 나서서  마을앞에서 비포장 신작로를 따라 가끔
         오는 버스를  타고 읍내에 내다팔고 오셨는데 가을이면 감을 팔아서 상당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나는 올 봄에도 시골집 텃밭에 감이 잘 열지 않아  베어낸 곳에 대봉 2그루와  곶감도 깎을 수 있
         는 일반감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 감나무에 감이 많이 열릴때 쯤에 내가 더 나이를 먹을 것을
         생각하면 씁슬하지만 구더기가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ㅎㅎ          

         그래도 감나무는 우리들에게 달콤한 맛과 여러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기쁨을 주는 푸짐
         하고 맛있는 과일이기에  또 봄이되면 적당히 거름도 주고 비료도 주면서 잘 가꾸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