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우주에 간다] 8일은 우주에 가는 날. 이소연 우주인은 무엇을 할까?
건강 검진 최우선, 선서식등 탑승 절차 밟아
전용 버스 이용 발사대 이동… 러시아 우주인들만의 의식도 치러
발사대 200m 남겨 두고 버스 타이어에 소변 보는 전통
탑승 후에는 10분 마다 관제 센터에 우주선 상태 보고


조립 공장 바깥에서는 선서식이 열린다. 이소연 우주인의 위치는 3 명의 우주인 중에서 가장 왼쪽이다. 현재 왼쪽에 서 있는 우주인은 말레이시아 최초의 우주인 뮤세파르 슈코르이다.

드디어 내일, 우리 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로 향해 출발합니다. 우주선에 오르는 날도 우주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분주히 움직여야 해요. 복잡한 탑승 절차가 기다리고 있고, 러시아 우주인들만의 전통 의식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1) 우주인은 자신이 묵은 호텔의 방 문에 사인을 남기게 된다. 이소연 우주인이 머문 305호에는 세계 3 번째 우주 여행객 그레고리 올센, 브라질 최초의 우주인 마르코스 세자르 폰테스, 세계 4 번째이자 최초의 여자 우주 여행객인 아누셰 얀사리, 세계 5 번째 우주 여행객인 찰스 시모니의 사인이 있다. 2) 우주인들은 호텔을 떠나기 직전 러시아 정교회 신부로부터 안전을 기원하는 축복을 받는다. 3) 우주인들은 발사대까지 전용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게 된다. 앞과 뒤에는 경찰차가 호위를 맡는다. 4) 러시아 우주인들은 발사대로 가는 도중 버스에서 내려 버스 타이어에 소변을 보는 전통이 있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때부터 내려오는 그들 만의 전통이다.

발사 당일 우주인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건강 검진입니다. 만일 탑승 우주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바로 대기 중인 예비 우주인으로 교체 됩니다. 검진이 끝나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떠올리며 정신을 가다듬게 됩니다.

이 날은 우주인과 기술자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절대 마지막이란 뜻을 가진 ‘파스레드니’란 단어를 써서는 안 됩니다. 만약 꼭 써야 한다면 같은 뜻을 가진 ‘크라이니’란 말로 대신합니다.

우주인들은 자신이 묵었던 호텔 방을 나올 때 방 문에 사인을 합니다. 2 명의 러시아 우주인은 러시아어로 이소연 우주인은 자랑스러운 한글로 사인을 하게 되지요.

호텔을 나서기 직전에는 러시아 정교회 신부로부터 안전을 기원하는 축복을 받습니다. 호텔 밖엔 우주 센터로 향하는 우주인을 환영하는 사람들과 방송국의 취재진이 기다리지요.

이들로부터 인사를 받은 우주인들은 버스에 오릅니다. 이어 경찰차의 호위 속에 바이코누르 우주 센터 안에 있는 소유즈 조립 공장인 ‘빌딩254’로 향합니다.

이동 중인 버스 안에는 러시아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다고 해요. 마치 소풍가는 듯 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지요.

발사 5 시간 전. 조립 공장에 도착한 우주인들은 먼저 살균을 위해 온 몸을 알코올로 닦은 후 몸 상태를 체크하는 장치를 부착합니다.

이어 특수 내복과 소콜 우주복을 착용한 뒤 옷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점검을 마친 뒤, 유리벽으로 된 회의실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발사 3 시간 10 분 전까지 인터뷰를 마친 뒤 조립 공장에서 나와 선서식을 합니다. 이 자리에는 러시아와 한국의 우주 사업 관계자와 주변 마을 사람들이 우주인이 참석합니다.

세르게이 볼코프 선장은 우주인을 대표해 출발 준비가 끝났음을‘유인 우주 비행 국가 위원회 위원장’에게 보고합니다. 성공적이고 안전한 비행을 당부하는 위원장의 인사와 함께 선서식은 끝납니다.

이제 우주인은 버스에 올라 발사대로 향합니다. 발사대를 200 m 정도 남겨둔 곳에서 러시아 우주인들만의 독특한 의식이 마지막으로 치러집니다.

의식은 바로 우주인들이 버스에서 내려 타이어에 오줌을 누는 것입니다. 매우 이상한 의식이긴 하지만, 제법 뿌리가 깊은 것이랍니다.

1961년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유리 가가린이 처음으로 시작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해요. 로켓에 탑승하면 발사되기까지 2 시간 이상 소변을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려 마지막으로 실례를 한 것이 전통이 된 듯합니다.

여자인 이소연 우주인도 혹시 이 전통에 도참할까요?

지난 2006년 9월 소유즈 TMA-9호를 탔던 미국의 여자 우주인 얀사리는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생애 2 번째로 우주 비행에 나섰던 프랑스의 클로디 에네레란 여자 우주인은 특별한 여성용 변기를 가지고 이 의식에 참여했습니다.

모든 의식을 마친 우주인들이 우주선에 도착하는 시각은 발사 2 시간 30 분전입니다. 이소연 우주인은 떨리는 마음으로 소유즈 TMA-12호를 실은 로켓을 바라보게 되겠지요.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소유즈 로켓은 생각보다 굉장히 높고 웅장해 보일 것입니다.

이소연 우주인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발사대 계단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우주선 탑승구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탑승을 마친 우주인들 옆에는 창문이 있기는 하지만 로켓의 보호 덮개 때문에 바깥을 볼 수는 없습니다. 탑승한 뒤 우주인들은 발사될 때까지 10 분마다 우주선 상태를 관제 센터에 보고할 뿐, 대부분의 시간은 누워서 기다립니다. 발사 과정 모두가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4월 8일 오후 8시 16분(한국 시간). 로켓은 불꽃을 내뿜으며 발사됩니다. 그리고 발사 8 분 50 초 후, 우주선에 매달려 있던 인형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과 함께 우주인들은 무중력의 궤도에 진입한 것을 느끼게 됩니다. 대한 민국 최초 우주인의 우주 임무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스페이스스쿨 대표 정홍철 (www.spaceschool.co.kr)


입력시간 : 2008-04-06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