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는 길 / 詩 김설하 비바람이 창문을 두드려서 커피물이 줄어드는 줄 모르고 덜컹이는 문 앞에 서 있었지 생각은 온데 간데 없고 온통 너에게로 가 있는 지금 바람소리가 기척으로 들렸나봐 주전자 타는 소리가 바람소리를 능가하여 벌겋게 달아올라서야 눈에 뜨이고 물을 채우자 진저리를 쳤어 저도 찬물이 싫었나봐 은빛이었던 것이 구리 빛이 되어버렸어 유물 같은 주전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너와 커피를 마시면 좋겠다 생각했어 눈물이 날 만큼 목이 메어와 꺼멓게 된 가슴으로 나직이 내뱉는 한마디 빗물에 띄워 보낸 내 소식 네게 데려갈 비가 와 너에게로 가는 길 - 김숙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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