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초 ♡ 시 / 박영신 창가에 놓아둔 사랑초는 매일 뒷모습만 보여준다. 잎사귀 마다 기쁘게 펼쳐 앉은 붉은 아침 등 구부려 휘어지고 빛이 사라지면 꼭 다문 잎사귀들 목마른 갈증으로 필 때까지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래도 사랑초는, 사랑초 희미하게 보이는 늑골무늬 몸부림치며 유리벽을 뚫으려는 잎사귀들은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들이다. 뒷덜미들의 질주, 신발도 신지 않고 새벽부터 뛰어가는 하나의 몸으로 수많은 심장을 매달고 저렇게 갈급 할 줄이야 감겨오는 햇빛에 뜨거운 입맞춤으로 매일 아침 먼 길 떠나는 그대에게 나는 속 좁은 원망을 풀고 등뒤에서 물을 준다. 낭송 - 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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