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아픔 ***
시 : 유 화
삶이 입혀진 상혼(傷魂)으로
아픔의 촉수들이 일시에 반란을 일으킨다
막연하면서도 아픈 삶이 눈물겹다.
견딜 수 없이 아파오는 가슴의 고통
칼날 같은 찬 바람 속의 추위를
얼마쯤 더 견디며 서 있을 수 있을까?
삶의 부상 그것은 얼마나 참혹한 부상인지
무섭고 사나운 절망의 손아귀가
목덜미를 눌러 질식하게 한다.
처참히 상처 입은 영혼
기막히고 무서운 날이었다.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귀중한 척추가
불의의 상처를 입고
저 아득한 밑바닥에 쓰러져
영혼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조락의 나무에서 잎새 들이 시들어가 듯
온몸이 으깨지는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다.
살아가는 일이 엉망이다
쓸모없이 망가진 장난감처럼
부서진 삶
신경은 올올이 멍이들고
영혼은 아픔속에서
깊고 깊은 죽음을 생각해 본다.
이 밤 또 한번의 죽음 앞에서 서성인다.
날마다
이렇게
죽는다.
영혼의 아픔 - 낭송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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