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음을 그친 바다 ♣ 詩.문향 서경원 내가 돌아온 줄도 모르고 그는 엎드려 울고 있다 눈물 글썽이며 창가를 서성이던 바람이 크림색 시폰 커튼을 깨문다 언젠가 내 안에 머물다 눈물에 옷깃 적셔 나간바람의 등에 나의 안부와 기도처럼 정갈한 미소를 업혀 그에게 보낸다 나를 사랑한 그를 고통스럽게 한 고독을 보상하고픔에 베어져나간 달빛 조각 같은 공허(空虛)를 이적지 얼마나 삼켰던가 흐느끼는 그의 등에 날개를 접으며 내려앉는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던 그의 사랑 먹이를 찾아 비상(飛上)하는 새처럼 바다를 삼키고 바다를 제압하듯 솟구쳐 오른야광 철교(鐵橋)의 자신만만한 표정 항해를 끝내고 돌아온 돛배를 마중 나온 등대처럼 따스한 불빛, 희망이 켜진다 이제사 울음을 그치는구나 그대, 나의 바다여
울음을 그친 바다 - 낭송 고은하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