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어버린 연인아 / 이채

(낭송:고은하)



사랑은 떠났어도
떠나지 못한 사람은
어디로 정처 없이 흘러가는 강물인가
나는, 그대는
창문 흔드는 바람 소리에도
촛불처럼 떨리며 흐느끼며
누구의 가슴에 문신처럼 새겨진 연인인가

달빛 젖은 술잔을 들고
키스의 추억에 눈을 감는다
잃어버린 단 한 번의 사랑을 못 잊어
쓸쓸한 작별을 마시는 고독이여!
안녕, 사랑은 이렇게 간단한 것이었구나

오래도록 먼 기억이 스치우고
흐린 그림자마저 타인처럼 사라지면
나는 또 누구를 기다리며
어둠을 지키는 초라한 불빛이더냐
눈 감아도 소리없이 걸어오는 연인아!

노래는 남아 강물에 푸른데
별 하나의 눈물이 술잔에 떨어지네
술은 마시고 잔만 홀로 외로워라
연인아
가슴에 묻어버린 연인아!
부디 행복하여라. 나보다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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