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오늘은 그대와 함께 차를 마신다
사랑을 함께 나눈 사이지만
그대에게 존칭을 써가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스런 그대의 눈짓에
나도 결코 빚지지 않으려 한다

오늘은 그대와 차를 함께 마시며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도
사랑할 수 있을까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마음 속으로 그려본다

흠없는 그릇이 어디 있으며
모나지 않은 돌이 어디 있으랴
모르는 마음은 적당히
모르는 대로 남겨두자

이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대와 차를 마신다
낯선 창밖의 풍경이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그대 모르는 마음도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글/신승철

♪ 사랑에 대하여 - 낭송 권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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