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그 화려한 불혹의 단어들

몇 번이나 흔들렸을까
서툰 몸짓으로
한 줌의 소요까지 푸르게 길어 올려
바람의 이름을 짓던
그 날

몇 번이나 떠돌았을까
물거품의 난간에서
겁 없이 발아하던 기억의 줄기들이
비워진 나이만큼 미끄러져
우주 저 끝에서 멈추고

회색의 나이도 잊은 채
심연의 바닥에 기대어 선
별들의 말을 주워 모아
너를 들이던 나

몇 번을 흔들리다
몇 번을 떠돌다
기어이 못다 푼 사연들을
불혹의 창가로 불러 들여

백치의 웃음만큼 화려한
주홍빛 단어들을
오늘도
나는 줍는다

글/박소향

♪ 마흔 그 화려한 불혹의 단어들 - 낭송 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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