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설경이라 생각이 되어 한번 고생을하면서 담아보고자 갔던 태백산입니다.

눈이 내려 도로가 빙판길같은험로를 뚫고, 밤10시30분 태백산 유일사 매표소주차장에 도착하여

망경사에서 눈을붙이고 새벽 일출을 담기위해 밤11시에출발하여 지역동호회원과 함께 올라가는길에

늦은시각 천제단을 지나 망경사를 찾아가던중,

하얀눈이 어둠을 밝혀주는 캄캄함 속에 어렴풋이 움직이는 시커먼 물체가 보여서 무엇인가 한참을 바라보다

이윽고 그 정체가 요즘 산의 제왕이 된 멧돼지라는걸 알고는 참 난감하였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 먹을것을 찾으러 천제단을 이리저리 헤매다 늦은 시각에 저희처럼 시도때도없이 산을 찾으리라곤

생각지못하는 사람때문에 서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된것 같았습니다.

저희의 나아갈길은 망경사를 향한 천제단에서의 하산길이고,

멧돼지의 길은 오히려 그 반대길인 망경사에서 천제단을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결국은 30분 정도를 대치하다가 멧돼지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저희들에게 양보를 해줘서 망경사쪽으로 내려가더군요...,

참 황당하였지만 좋은 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진 생활을 하는 동안엔 항상 생각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는법을 몸소 체득하게된 계기가 되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