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4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2054   2022-08-06 2023-02-27 19:46
74 연못에 연꽃이 없더라
오작교
323   2021-11-14 2021-11-14 17:16
요즘 강원도 고랭지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라 더러는 발걸음을 멈추고 귀엽게 피어난 그 꽃과 은은한 향기에 반쯤 취할 때가 있다. 감자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나는 고장에 와 지내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감자를 먹을 때 그 꽃과 향기도 함께 음미할...  
73 적게 가지라
오작교
311   2021-11-14 2021-11-14 17:17
지대가 높은 이곳 두메산골은 청랭한 대기 속에 가을 기운이 번지기 시작한다.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붉나무가 붉게 물들고 개울가에는 용담이 말쑥하게 보랏빛 꽃을 머금고 있다. 산자락에도 들국화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오른다. 설렁설렁 불어오는 가을바...  
72 보다 단순하고 간결하게
오작교
350   2021-11-14 2021-11-14 17:18
오두막의 함석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서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눈 더미가 미끄러져 내리는 이 소리에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겨우내 얼어붙어 숨을 죽인 개울물도 엊그제부터 조금씩 소리를 내고 있다. 양지쪽 덤불속에서 산새들도 지저귀기 시작...  
71 맑은 물을 위해 숲을 가꾸자
오작교
333   2021-11-14 2021-11-14 17:19
한참 장작을 팼더니 목이 말랐다. 개울가에 나가 물을 한바가지 떠 마셨다. 이내 갈증이 가시고 새 기운이 돌았다. 목이 마를 때 마시는 생수는 갈증을 달래줄 뿐 아니라 소모된 기운을 북돋워 준다. 이 시원한 생수를 어찌 가게에서 파는 달착지근한 청량...  
70 종교와 국가권력
오작교
338   2021-11-14 2021-11-14 17:21
여기저기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때는 분명 봄이로구나‘다. 꽃들은 시새우지 않고 자신이 지닌 빛깔과 향기와 그 모습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벚꽃은 벚꽃답게 피어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꽃을 피움으로써...  
69 침묵과 무소유(無所有)의 달
오작교
371   2021-11-14 2021-11-14 17:22
자연의 신비에 싸여 지혜롭게 살았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 때 그들 둘레에 있는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주제로 하여 그 달의 명칭을 정했다. 그들은 외부의 현상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내면을 응시하는 눈을 잃지 않았다. 한해를 마감...  
68 덜 쓰고 덜 버리기
오작교
351   2021-11-14 2021-11-14 17:23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선다."는 옛말이 있다. 요즘 쓰레기 종량제를 지켜보면서 이 말이 문득 떠올랐다. 사람이 만들어 낸 쓰레기 때문에 사람 자신이 치여 죽을 판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해답은 쓰레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생태계적인 ...  
67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신문
오작교
360   2021-11-14 2021-11-14 17:24
지난겨울에는 눈 고장에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다. 예년 같으면 연일 내리는 폭설에 갇혀서 며칠 동안 딴 세상에서 살아야 했는데, 제작년 겨울부터 그런 눈은 내리지 않는다. 겨울은 물러가고 새봄이 머뭇거리면서 다가서고 있다. '물 쓰듯 한다'...  
66 죽이지 말자, 죽게하지도 말자
오작교
353   2021-11-14 2021-11-14 17:25
내 오두막에서 듣는 바깥세상 소식은 오로지 라디오를 통해서다. 맨날 비슷비슷한 사건과 사고로 엮어지기 때문에 귀 기울여 들을 것도 없지만,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라 습관적으로 아침저녁 식탁에서 뉴스를 듣게 된다. 또 끔찍한 살인의 소식이다. ...  
65 휴거를 기다리는 사람들
오작교
342   2021-11-14 2021-11-14 17:26
며칠 전 지리산 일대를 다녀왔다. 지리산은 그 품이 넓어 이 골짝 저 골짝에 온갖 종류의 생물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는 일부 종교의 기도원과 수도자가 그 품속을 의지해 살고 있었다. 먹물 옷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어, 그들과 이야기를 ...  
64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오작교
337   2021-11-14 2021-11-14 17:27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우리 모두 어머니의 위대성에 대해서 거듭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그 누가 되었건 한 생명의 탄생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어머니의 희생이 전제됩니다. 모든 생명은 어머니를 거쳐서 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러니 우...  
63 밀린 이야기
오작교
350   2021-11-14 2021-11-14 17:28
지난 가을<불일암의 사계>라는 사진집이 한 친지의 숙원으로 출간을 보게 되었다. 나는 그 사진집을 펼쳐 보면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동안 몸담아 살던 보금자리가 마치 곤충이 벗어 버린 빈 껍질처럼 생소하게 느껴졌다. 내 자신의 삶과는 전혀 상관...  
62 차(茶) 이야기
오작교
414   2021-11-14 2021-11-14 17:28
요 며칠 동안 내 산거(山居)에는 사나운 풍신(風神)이 내려와 둘레를 온통 할퀴고 갔다. 그 바람에 산죽(山竹)을 엮어 덮어 놓은 뒷간의 이엉이 벗겨져 흩어졌다. 또 일거리를 장만해 주고 간 것이다. 바람도 산들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느긋하게 하...  
61 직업인가 천직인가
오작교
473   2021-11-14 2021-11-14 17:29
무슨 서류를 만들 때 직업란을 두고 나는 망설일 때가 더러 있다. 생계를 위해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을 직업이라고 한다면, 내가 생계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선뜻 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무직' 이라고 써 넣기도 그렇고...  
60 친절하고 따뜻하게
오작교
414   2021-11-14 2021-11-14 17:30
송나라의 선승(禪僧) 차암 수정(此庵守靜)은 이와 같이 읊었다. 개울물이 산 아래로 내려감은 무슨 뜻이 있어서가 아니요 한 조각 구름 마을에 드리움은 별다른 생각 없이 무심함이라 세상 살아가는 일 이 구름과 물 같다면 무쇠나무에 꽃이 피어 온 누리에 ...  
59 박새의 보금자리
오작교
367   2021-11-14 2021-11-14 17:30
며칠 전부터 창 밖에서 '톡톡 톡톡'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무심히 흘리고 말았었다. 옮겨 심은 나무에 물을 주러 나갔다가 톡톡 소리를 내는 그 실체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난로 굴뚝의 틈새에서 박새가 포르르 날아가는 것을 보고서였다. ...  
58 너는 누구냐
오작교
415   2021-11-14 2021-11-14 17:31
감기를 치르고 났더니 맛과 냄새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오랜만에 미역국을 끊여 먹었지만 간이 짠지 싱거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대로 맑은 아침, 건너 숲에서 우는 뻐꾸기 소리를 들으면서 광주 한국제다에서 보내온 햇차 '감로(甘露)'를...  
57 신선한 아침을
오작교
440   2021-11-14 2021-11-14 17:31
신선한 아침입니다. 간밤에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풀잎마다 구슬 같은 이슬이 맺혀 있습니다. 나뭇가지 마다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투명한 초록으로 빛을 발합니다. 세상이 새로 열린 듯한 이런 아침은 일찍 깨어난 살아 있는 것들만이 누릴 수 있는 ...  
56 새로 바른 창 아래서
오작교
426   2021-11-14 2021-11-14 17:32
어제는 창문을 발랐다. 모처럼 날씨가 화창해서 바람기도 없고 햇볕이 따뜻해 잘 말랐다. 여느 때 같으면 대개 추석 전에 창문을 바르는데, 올해는 그 무렵에 연일 날씨가 궂어 시기를 넘기고 말았다. 혼자서 창문을 바르고 있으면 마음이 아주 차분하고 느긋...  
55 어떤 가풍(家風)
오작교
566   2021-11-14 2021-11-14 17:33
몇 차례 눈이 내리더니 개울가에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기온이 더 내려가면 밤 사이에 얼어붙을 염려가 있어, 개울에서 집안으로 끌어들인 물줄기를 오늘 오후에 끊었다. 새봄이 올 때까지는 개울에서 직접 물을 길어다 써야 한다. 일이 좀 많아지겠지만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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