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3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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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1950   2022-08-06 2023-02-27 19:46
53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어라
오작교
476   2021-11-14 2021-11-14 17:36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옛말이 있다.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되어간다는 뜻이다. 행복한 가정은 가족들 서로가 닮아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구성원들 각자가 따로따로다. 흔히들 말하기를, 집은 있어도 집안은 없다고 한다. 가정...  
52 마른 바람 소리
오작교
486   2023-03-21 2023-04-27 15:54
여름의 지열을 식히기 위해 그랬음인지 가을비답지 않게 구질구질 내렸다. 날이 들자 숲에서는 연일 바른 바람 소리, 구에 들리기보다 옆구리께로 스쳐 가는 허허로운 바람 소리. 그토록 청정하던 나무들이 요며칠 사이에 수척해졌다. 나무들은 내려다볼 것이...  
51 탁상시계 이야기
오작교
493   2023-03-21 2023-03-21 08:10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 경우, 서투르고 서먹한 분위기와는 달리 속으로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지구상에는 36억인가 하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데, 지금 그 중의 한 사람을 만난 것이다. 우선 만났다는 그 인연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같...  
50 神市 서울
오작교
494   2021-11-14 2021-11-14 17:45
한동안 뜸하던 꾀꼬리 소리를 듣고 장마에 밀린 빨래를 하던 날 아침 우리 다래헌에 참외 장수가 왔다. 노인은 이고 온 광주리를 내려놓으면서 단 참외를 사 달라는 것이다. 경내에는 장수들이 드나들 수 없는 것이 사원의 규칙으로 되어 있지만, 모처럼 찾아...  
49 화전민(火田民)의 오두막에서
오작교
494   2023-07-15 2023-07-15 15:03
이따금 어디론가 훌쩍 증발해버리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허구한 날 비슷비슷하게 되풀이되는 무표정하고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내 삶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열망이 안에서 솟구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바람처럼 떠나고 싶다....  
48 진흙 속의 연꽃
오작교
500   2023-06-28 2023-06-28 09:14
지난해 여름, 전람회에 다녀온 한 친구한테서 경복궁 연당(蓮塘)에 연꽃이 피었더라는 말을 듣고, 나는 그다음 날 아침 부랴부랴 경복궁으로 갔었다. 오로지 연꽃을 보기 위해서. 그것은 황홀했다. 연못에 가득 담긴 청청한 연잎, 그 잎새에서 분홍빛 연꽃이 ...  
47 병상에서 배우다 1
오작교
504   2021-11-09 2021-11-09 16:49
평소 병원을 멀리하고 지냈는데 지난겨울 한 철 병원 신세를 졌다. 병원에는 친지들이 입원해 있을 때 더러 병문안을 가곤 했는데 막상 나 자신이 환자가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모든 일에는 그 때가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  
46 개울물에 벼루를 씻다 2
오작교
507   2021-11-14 2021-12-04 09:51
비가 내리다가 맑게 갠 날, 개울가에 앉아 흐르는 물에 벼루를 씻었다.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들으면서 벼루를 씻고 있으니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문득 내 안에서 은은한 묵향이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 이렇듯 맑게 흐르는 개울물도 사...  
45 부억훈(訓)
오작교
511   2021-11-14 2021-11-14 16:17
가을이 저물어가니 초암(艸庵)에도 일손이 바쁘다. 산중의 외떨어진 암자에서 모든 이릉ㄹ 혼자서 해치우려면 두 다리와 양손으로는 늘 달린다. 겨울철에 땔 나무를 미리 마련하고, 도량을 손질하고, 또 추워지기 전에 김장도 해야 할 것이다. 이래서 추승구...  
44 직립보행
오작교
520   2021-11-14 2021-11-14 16:19
오늘은 볼일이 좀 있어 세상 바람을 쐬고 돌아왔다. 산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래야 백사십리 밖에 있는 광주시. 늘 그러듯이 세상은 시끄러움과 먼지를 일으키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우체국에서 볼일을 마치고, 나온 걸음에 시장에 들러 찬거리를 좀 사고...  
43 살아 있는 부처
오작교
525   2021-11-14 2021-11-14 17:38
설 잘 쇠셨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세월 속에서 또 한 해가 줄어들었습니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면, 마침내 우리는 어디에서 마주치게 될까요? 하는 일 없이 일상에 묻혀 한 해 한 해 곶감 빼먹듯 세월을 빼먹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앙상한 꼬챙...  
42 문제아
오작교
525   2021-11-14 2021-11-14 17:44
호랑이가 고양이를 보면 그냥 안 놔둔다고 한다. 버릇없이 어른을 닮았다고 해서 톡톡히 기합을 준다는 것이다. 어지간히 개성을 존중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될 수 있는 대로 닮아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지도교수의 구미에 맞도록 논문을 써내야 무...  
41 너무 일찍 나왔군
오작교
529   2021-11-14 2021-11-14 17:44
서울이 몇 해 전부터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밖에서 온 친선사절들의 입을 빌릴 것 없이 우리들 손으로도 만져볼 수 있다. 지방과는 달리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힘이 집중 투하되기 때문에 특별시로는 모자라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빌...  
40 어떤 가풍(家風)
오작교
548   2021-11-14 2021-11-14 17:33
몇 차례 눈이 내리더니 개울가에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기온이 더 내려가면 밤 사이에 얼어붙을 염려가 있어, 개울에서 집안으로 끌어들인 물줄기를 오늘 오후에 끊었다. 새봄이 올 때까지는 개울에서 직접 물을 길어다 써야 한다. 일이 좀 많아지겠지만 이 ...  
39 책 머리에 1
오작교
548   2023-07-15 2023-07-15 14:18
양지쪽에 앉아 부엌 아궁이에서 재를 쳐내는 당글개(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땔감으로 지난 가을 읍내 제재소에서 구해 온 피죽 판자를 톱과 도끼만으로 똑딱거리면서 만들었다. 생활에 소용되는 이런 도구를 손수 만들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내...  
38 눈으로 하는 대화 1
오작교
556   2023-01-25 2023-02-04 17:16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의사를 전달하는 말의 기능을 새삼스레 의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단절의 아쉬움과 벽으로 가로막힌 답답증을 느낀다. 그런데, 그 말이 더러는 장바닥의 소음으로 들려올 때가 있다. 가령, ...  
37 새해에는 눈을 떴으면
오작교
565   2023-01-25 2023-01-25 09:23
우리들 벽에는 묵은 달력이 떼어지고 새 달력이 걸려 있다. 이렇게 또 새해가 우리 앞에 다가선 것인가. 사실은 세월이 오가는 게 아니라, 우리들 인생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새해가 돋았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들 생활에 어떤 이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36 오해
오작교
582   2021-11-14 2021-11-14 16:38
세상에서 대인관계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일이 또 있을까. 까딱 잘못하면 남의 입에 오르내려야 하고, 때로는 이쪽 생각과는 엉뚱하게 다른 오해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웃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고자 일상의 우리는 한가롭지 못하다. 이해란 정말 가능한 ...  
35 얻는 것만큼 잃는 것도 있다
오작교
593   2021-11-14 2021-11-14 17:39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날, 눈발이 휘날리는 속에 길을 나섰다. 경기도 성남 모란장까지 차로 달렸다. 모란장에서 장을 보고 한군데 더 들을 곳이 있어 가는데, 여느 때 같으면 4, 50분이면 넉넉히 갈 수 있는 거리를 무려 네 시간이나 걸려 겨우 당도할 수 있...  
34 함께 있고 싶어서
오작교
599   2021-11-14 2021-11-14 17:46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 가을에 더욱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막혔던 사연들을 띄우고 예식장마다 만원을 사례하게 된다. 우리 절 주지 스님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이 가을에 몇 번인가 주례를 서게 될 것이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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