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3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1954   2022-08-06 2023-02-27 19:46
13 나의 과외독서
오작교
622   2022-09-26 2022-09-26 10:57
지난해 가을, 그러니까 천고마비(天高馬肥)하고 등하가친(燈下可親) 한다는 그 독서의 계절에 나는 몇몇 대학의 법회에 나간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실례를 전제하면서, 요즘 동화를 읽고 있는 이가 있으면 손 좀 들어주겠습니까? 하고 알아보았다. 그러나 단...  
12 일상의 심화(深化) 1
오작교
731   2022-12-08 2023-02-04 17:27
1 사람이 혼자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 것인가. 부자유하다는 것은 무엇에 얽혀 있다는 말이고, 어디에 메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기 밖의 타인이나 사물과 관계되어 있다. 우리들이 산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관계 속...  
11 눈으로 하는 대화 1
오작교
557   2023-01-25 2023-02-04 17:16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의사를 전달하는 말의 기능을 새삼스레 의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단절의 아쉬움과 벽으로 가로막힌 답답증을 느낀다. 그런데, 그 말이 더러는 장바닥의 소음으로 들려올 때가 있다. 가령, ...  
10 새해에는 눈을 떴으면
오작교
565   2023-01-25 2023-01-25 09:23
우리들 벽에는 묵은 달력이 떼어지고 새 달력이 걸려 있다. 이렇게 또 새해가 우리 앞에 다가선 것인가. 사실은 세월이 오가는 게 아니라, 우리들 인생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새해가 돋았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들 생활에 어떤 이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9 탁상시계 이야기
오작교
496   2023-03-21 2023-03-21 08:10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 경우, 서투르고 서먹한 분위기와는 달리 속으로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지구상에는 36억인가 하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데, 지금 그 중의 한 사람을 만난 것이다. 우선 만났다는 그 인연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같...  
8 마른 바람 소리
오작교
486   2023-03-21 2023-04-27 15:54
여름의 지열을 식히기 위해 그랬음인지 가을비답지 않게 구질구질 내렸다. 날이 들자 숲에서는 연일 바른 바람 소리, 구에 들리기보다 옆구리께로 스쳐 가는 허허로운 바람 소리. 그토록 청정하던 나무들이 요며칠 사이에 수척해졌다. 나무들은 내려다볼 것이...  
7 그 여름에 읽은 책
오작교
410   2023-04-27 2023-04-27 15:36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못 받아놓고들 있지만 사실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계절일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청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엷어가는 수목의 그림자가 우리를 먼 나그넷길로 자꾸만 불러내기 때문이다.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서 책장이나 뒤...  
6 진흙 속의 연꽃
오작교
500   2023-06-28 2023-06-28 09:14
지난해 여름, 전람회에 다녀온 한 친구한테서 경복궁 연당(蓮塘)에 연꽃이 피었더라는 말을 듣고, 나는 그다음 날 아침 부랴부랴 경복궁으로 갔었다. 오로지 연꽃을 보기 위해서. 그것은 황홀했다. 연못에 가득 담긴 청청한 연잎, 그 잎새에서 분홍빛 연꽃이 ...  
5 나의 애송시(愛誦詩)
오작교
445   2023-06-28 2023-06-28 09:33
심신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청마 유치환의 <심산(深山)>이라는 시다. 시가 뭣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런 읽을 때마다 내 생활의 영역에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  
4 책 머리에 1
오작교
548   2023-07-15 2023-07-15 14:18
양지쪽에 앉아 부엌 아궁이에서 재를 쳐내는 당글개(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땔감으로 지난 가을 읍내 제재소에서 구해 온 피죽 판자를 톱과 도끼만으로 똑딱거리면서 만들었다. 생활에 소용되는 이런 도구를 손수 만들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내...  
3 화전민(火田民)의 오두막에서
오작교
495   2023-07-15 2023-07-15 15:03
이따금 어디론가 훌쩍 증발해버리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허구한 날 비슷비슷하게 되풀이되는 무표정하고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내 삶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열망이 안에서 솟구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바람처럼 떠나고 싶다....  
2 생각을 씨앗으로 묻으라
오작교
322   2023-12-15 2023-12-15 10:56
서울 구의동 동부 터미널에서 영동 지방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내 오두막으로 다시 왔다. 삶의 시작에는 늘 설렘이 따른다. 사람 그림자가 미치지 않은 텅 빈 산골짝을 찾아온 것은, 그 어디에도 매이고 싶지 않은 내 삶의 소망이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면서...  
1 묵은 편지 속에서 1
오작교
234   2024-02-26 2024-02-26 11:17
이곳 두메산골에서 지내니 편지를 보낼 일도 없고 받을 일도 없다. 이 오두막이 행정구역상 어디에 소속되는지 아직도 나는 모르고 지낸다. 따라서 우편집배원이 찾아올 일도 없고 내가 우체국을 찾아갈 일도 없다. 이따금 소용되는 물건이나 옷가지를 챙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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