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3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1959   2022-08-06 2023-02-27 19:46
153 빛과 거울
오작교
324   2021-11-13 2021-11-13 08:48
오후의 입선(入禪)시간, 선실(禪室)에서 졸다가 대숲에 푸실푸실 싸락눈 내리는 소리를 듣고 혼침(昏沈-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점심공양 뒤 등 너머에서 땔나무를 한 짐 지고 왔더니 고단했던 모양이다. 입춘이 지나간 지 언제인데 아직도 바람 끝은 차고 산...  
152 자신과 진리에 의지해 꽃을 피우라
오작교
324   2021-11-13 2021-11-13 08:57
제가 말하지 않더라도 눈부신 봄날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가 우리 생애에서 늘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한때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 설 때마다 고맙게 여겨지고, 언젠가는 내가 이 자리...  
151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4:12
나는 중이 되지 않았으면 목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잇다. 일용에 쓰일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연장을 가지고 똑딱거리고 있으면 아무 잡념도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나 하나 형성되어 가는 그 과정이 또한 즐겁다. 며칠 전에도 아궁이의 재를 쳐...  
150 맑은 물을 위해 숲을 가꾸자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7:19
한참 장작을 팼더니 목이 말랐다. 개울가에 나가 물을 한바가지 떠 마셨다. 이내 갈증이 가시고 새 기운이 돌았다. 목이 마를 때 마시는 생수는 갈증을 달래줄 뿐 아니라 소모된 기운을 북돋워 준다. 이 시원한 생수를 어찌 가게에서 파는 달착지근한 청량...  
149 쥐 이야기
오작교
326   2021-11-14 2021-11-14 16:32
산사(山寺)의 가을은 바람결에 묻어온다. 처서를 고비로 바람결은 완연히 달라진다.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무덥고 끈적거리던 그 바람결이 오후가 되며 어느새 습기를 느낄 수 없도록 마른 바람으로 바뀐다. 문득 초가을의 입김을 느끼게 된다. 이 무렵 절에서...  
148 등잔불 아래서
오작교
326   2021-11-14 2021-11-14 17:12
겨울 안거를 마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며칠 동안 어정거리다가 돌아왔다. 전등불이 밝은 데서는 어쩐지 몰랐는데, 다시 등잔과 촛불을 켜게 되니 이곳이 바로 내가 사는 곳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문명의 이기란 편리하다. ...  
147 다시 채소를 가꾸며
오작교
327   2021-11-09 2021-11-09 16:44
햇차가 나올 무렵이면 꾀꼬리가 운다. 올해도 어김없이 꾀꼬리 노래를 들으면서 햇차 맛을 보았다. 반가운 철새 소리를 들으며 햇차를 음미하는 것은 삶의 고마운 운치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진달래가 필 무렵에는 소쩍새가 운다. 소쩍새는 밤에만 울지 않고...  
146 파장
오작교
327   2021-11-14 2021-11-14 16:27
시골에서 장이 서는 날은 흐뭇한 잔칫날이다. 날이 갈수록 각박해만 가는 세정(世情)임에도 장터에는 아직 인정이 남아 있다. 도시의 시장에는 차디찬 질서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미가 없다. 시골 장터에 가면 예전부터 전해 오는 우리네의 포근한 정서와 인...  
145 흙과 평명공간
오작교
327   2021-11-14 2021-11-14 16:43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이 말은 근대화에서 소외된 촌락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입에 담을 수 있는 오늘의 속담이다. 우리 동네에서 뚝섬으로 가는 나루터까지의 길도 그러한 유형에 속하는 이른바 개발 도상의 길이다. ...  
144 설해목(雪害木)
오작교
328   2021-11-14 2021-11-14 16:39
해가 저문 어느 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 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  
143 꽃처럼 피어나게
오작교
328   2021-11-14 2021-11-14 17:14
요즘 내 오두막의 둘레는 돌배나무와 산매화가 활짝 문을 열어 환한 꽃을 피워대고 있다. 그리고 바위 끝 벼랑에 진달래가 뒤늦게 피어나 산의 정기를 훨훨 뿜어내고 있다. 돌배나무는 가시가 돋쳐 볼품없고 쓸모없는 나무인줄 알았더니 온몸에 하얀 꽃을 ...  
142 홀로 있음
오작교
329   2021-11-14 2021-11-14 14:17
겨울철이면 늘 하는 일과인데도 그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일만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도 철따라 비슷비슷한 되풀이인데, 막상 일에 마주치고 보면 처음 겪는 일처럼 새롭기만 하다. 도끼로 얼음장을 깨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을 길어다 쓴다....  
141 휴거를 기다리는 사람들
오작교
329   2021-11-14 2021-11-14 17:26
며칠 전 지리산 일대를 다녀왔다. 지리산은 그 품이 넓어 이 골짝 저 골짝에 온갖 종류의 생물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는 일부 종교의 기도원과 수도자가 그 품속을 의지해 살고 있었다. 먹물 옷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어, 그들과 이야기를 ...  
140 법정스님의 글
오작교
330   2021-11-13 2021-11-13 08:55
불일암에서는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살았는데 새로 옮겨온 이곳에서는 늘 시냇물소리를 들어야 한다. 산 위에는 항시 바람이 지나간다. 그러나 낮은 골짜기에는 바람 대신 시냇물이 흐른다. 바람소리 물소리가 똑같은 자연의 소리인데도 받아들이는 느낌은 각...  
139 너는 세상 어디에 있는가
오작교
330   2021-11-14 2021-11-14 14:09
12월이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이르렀다. 지나온 날들이 새삼스레 되돌아 보이는 마루턱에 올라선 것이다. 마르틴 부버가 하시디즘(유태교 신비주의)에 따른 <인간의 길>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  
138 무관심
오작교
330   2021-11-14 2021-11-14 16:25
며칠 전부터 밖에를 좀 다녀왔으면 싶은데 선뜻 엄두가 나질 않는다. 미적미적 미루는 내 게으른 성미 탓도 없지 않지만, 가고 오면서 치러야 할 그 곤욕 때문에 오늘도 주저앉고 말았다. 곤욕이란 다른 게 아니라 버스 안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음이다. 운...  
137 가을은
오작교
332   2021-11-14 2021-11-14 16:37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대,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  
136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
오작교
332   2021-11-14 2021-11-14 17:09
입동立冬이 지난 11월의 숲은 가을 잔치를 마치고 텅 비어 있다. 나무들은 겨울을 받아들일 채비를 끝낸 채 묵묵히 서 있다. 첫눈이 내리고 개울가에는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달력에 의하면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그런 계...  
135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오작교
332   2021-11-14 2021-11-14 17:27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우리 모두 어머니의 위대성에 대해서 거듭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그 누가 되었건 한 생명의 탄생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어머니의 희생이 전제됩니다. 모든 생명은 어머니를 거쳐서 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러니 우...  
134 사람과 사람사이
오작교
333   2021-11-14 2021-11-14 14:20
한 경제 연구소가 전국 3천 1백 8가구, 7천 4백 93명을 조사 대상으로 고정시켜, 지난 93년부터 매년 가구당 경제활동을 조사하여 최근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이웃과의 단절현상이 두드러져서 주민의 절반 정도가 하루에 한 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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