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3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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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1856   2022-08-06 2023-02-27 19:46
173 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오작교
328   2021-11-13 2021-11-13 08:25
잘난 체 뻐기면서 남을 깔보지 말라. 어진 행동을 닦는 데는 겸양이 근본이고, 벗을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이 된다. 너니 나니 하고 교만이 높아지면 삼악도의 고통 바다가 더욱 깊어진다. 밖으로 나타난 위의는 존귀한 듯 하지만 안은 텅 비어 썩어...  
172 종교와 국가권력
오작교
327   2021-11-14 2021-11-14 17:21
여기저기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때는 분명 봄이로구나‘다. 꽃들은 시새우지 않고 자신이 지닌 빛깔과 향기와 그 모습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벚꽃은 벚꽃답게 피어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꽃을 피움으로써...  
171 두 자루 촛불 아래서
오작교
326   2021-11-14 2021-11-14 14:21
며칠 전부터 연일 눈이 내린다. 장마철에 날마다 비가 내리듯 그렇게 눈이 내린다. 한밤중 천지는 숨을 죽인 듯 고요한데 창밖에서는 사분사분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따금 앞산에서 우지직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가 잠시 메아리를 이룬다. 소복소복 내려...  
170 덜 쓰고 덜 버리기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7:23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선다."는 옛말이 있다. 요즘 쓰레기 종량제를 지켜보면서 이 말이 문득 떠올랐다. 사람이 만들어 낸 쓰레기 때문에 사람 자신이 치여 죽을 판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해답은 쓰레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생태계적인 ...  
169 꽃처럼 피어나게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7:14
요즘 내 오두막의 둘레는 돌배나무와 산매화가 활짝 문을 열어 환한 꽃을 피워대고 있다. 그리고 바위 끝 벼랑에 진달래가 뒤늦게 피어나 산의 정기를 훨훨 뿜어내고 있다. 돌배나무는 가시가 돋쳐 볼품없고 쓸모없는 나무인줄 알았더니 온몸에 하얀 꽃을 ...  
168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7:09
입동立冬이 지난 11월의 숲은 가을 잔치를 마치고 텅 비어 있다. 나무들은 겨울을 받아들일 채비를 끝낸 채 묵묵히 서 있다. 첫눈이 내리고 개울가에는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달력에 의하면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그런 계...  
167 침묵의 눈
오작교
325   2021-11-14 2021-11-14 16:20
선가(禪家)에 ‘목격전수(目擊傳授)’란 말이 있다. 입 벌려 말하지 않고 눈끼리 마주칠 때 전할 것을 전해 준다는 뜻이다. 사람기리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것도 사실은 언어 이전의 눈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말을 설명하고 해설하고, 도 주석을 ...  
166 시(詩)도 좀 읽읍시다
오작교
325   2021-11-13 2021-11-13 08:46
며칠 전 순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차안에서였다. 내 옆자리에 앉은 고등학교 3학년생이 시집(詩集)을 펼쳐들고 열심히 읽는 걸 보고, 나는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시(詩)를 읽는다는 당연한 이 사실이 새삼스레 기특하고 신기하게 여겨질 만큼, 오늘의 우...  
165 보다 단순하고 간결하게
오작교
324   2021-11-14 2021-11-14 17:18
오두막의 함석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서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눈 더미가 미끄러져 내리는 이 소리에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겨우내 얼어붙어 숨을 죽인 개울물도 엊그제부터 조금씩 소리를 내고 있다. 양지쪽 덤불속에서 산새들도 지저귀기 시작...  
164 무소유
오작교
324   2021-11-14 2021-11-14 16:37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  
163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오작교
323   2021-11-14 2021-11-14 17:27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우리 모두 어머니의 위대성에 대해서 거듭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그 누가 되었건 한 생명의 탄생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어머니의 희생이 전제됩니다. 모든 생명은 어머니를 거쳐서 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러니 우...  
162 이 바바람이 개이면
오작교
323   2021-11-13 2021-11-13 08:49
오늘은 비바람이 몹시 휘몰아치고 있다. 앞마루에 비가 들이치고 창문에도 이따금씩 모래를 뿌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섬돌 윙에 벗어놓은 신발을 들여놓으려고 밖에 나갔더니 대숲은 머리를 풀어 산발한 채 폭풍우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날 내 산거(山居)...  
161 휴거를 기다리는 사람들
오작교
321   2021-11-14 2021-11-14 17:26
며칠 전 지리산 일대를 다녀왔다. 지리산은 그 품이 넓어 이 골짝 저 골짝에 온갖 종류의 생물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에는 일부 종교의 기도원과 수도자가 그 품속을 의지해 살고 있었다. 먹물 옷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어, 그들과 이야기를 ...  
160 등잔불 아래서
오작교
320   2021-11-14 2021-11-14 17:12
겨울 안거를 마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며칠 동안 어정거리다가 돌아왔다. 전등불이 밝은 데서는 어쩐지 몰랐는데, 다시 등잔과 촛불을 켜게 되니 이곳이 바로 내가 사는 곳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문명의 이기란 편리하다. ...  
159 가을은
오작교
320   2021-11-14 2021-11-14 16:37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대,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  
158 쥐 이야기
오작교
319   2021-11-14 2021-11-14 16:32
산사(山寺)의 가을은 바람결에 묻어온다. 처서를 고비로 바람결은 완연히 달라진다.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무덥고 끈적거리던 그 바람결이 오후가 되며 어느새 습기를 느낄 수 없도록 마른 바람으로 바뀐다. 문득 초가을의 입김을 느끼게 된다. 이 무렵 절에서...  
157 마른 나뭇단처럼 가벼웠던 몸
오작교
318   2021-11-14 2021-11-14 14:21
우리 같은 출가 수행자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모두다 불효자다. 낳아 길러준 은혜를 등지고 뛰쳐나와 출세간(出世間)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싸락눈이 내리던 어느 날, 나는 집을 나와 북쪽으로 길을 떠났다. 골목길을 빠져나오기 전에 마지막...  
156 너는 세상 어디에 있는가
오작교
318   2021-11-14 2021-11-14 14:09
12월이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이르렀다. 지나온 날들이 새삼스레 되돌아 보이는 마루턱에 올라선 것이다. 마르틴 부버가 하시디즘(유태교 신비주의)에 따른 <인간의 길>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  
155 다시 채소를 가꾸며
오작교
318   2021-11-09 2021-11-09 16:44
햇차가 나올 무렵이면 꾀꼬리가 운다. 올해도 어김없이 꾀꼬리 노래를 들으면서 햇차 맛을 보았다. 반가운 철새 소리를 들으며 햇차를 음미하는 것은 삶의 고마운 운치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진달래가 필 무렵에는 소쩍새가 운다. 소쩍새는 밤에만 울지 않고...  
154 스승과 제자
오작교
317   2021-11-13 2021-11-13 08:35
지난해는 불교계의 원로스님들이 많이 입적했다. 그대마다 든든하게 둘러쳐진 울타리가 무너지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무 스님이 어떤 산에 계시거니 하면 그 사실만으로도 든든했고, 이따금 찬아 뵙고 가르침을 받을 때면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새로 열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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