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도 길이 있고 바다에도 길이 있다. 세상어디에나 길이 있으니, 잠시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고 절망하지 말 것.

   밤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려다본다.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들과는 또 다른 불빛들이 바다에 떠 있다. 마치 자로 잰 듯 일정한 간격으로 떠 있는 불빛. 밤바다로 나간 배들이 그렇게 줄 맞춰 끼를 잡는 줄 미처 몰랐다. 남해에도, 동해에도 환한 불빛들이 한 가득이다. 비행기에서 보아도 저헐게 크게 보이니 저 불빛 아래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머리는 얼마나 뜨거울까? 멀리서 보면 아름다우나 노동의 현장에서는 뜨겁고 아플 불빛 그 불빛이 마음을 흔든다.

   바다에도 길이 있어 배는 그 길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하늘에도 항로가 있어 비행기는 그 길을 따라 날아간다. 무역풍이 부는 바람의 길도 있고, 지구가 도는 축도 있다.

   그렇다. 세상 어디에나 길이 있다. 그러니 잠시 삶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주저앉지 말 것. 땅끝 마을은 끝이 아니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처럼, 하나의 창문이 닫히면 다른 창문이 열리는 것처럼, 하늘에도 길이 있고, 바다에도 길이 있고, 우리에게도 수많은 길이 열려 있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